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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대화할수록 사회성이 낮아진다?!

· CASA칼럼

AI와 대화할수록 사회성이 낮아진다?!

우리는 왜 사람에게 '두 배'의 에너지를 쓰게 되었나

최근 들어 누군가와의 가벼운 '스몰토크(small talk)'조차 버겁게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자연스럽게 흐르던 대화가 이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노동처럼 느껴진다. 마치 뇌의 연비가 급격히 나빠진 것처럼, 사람을 대할 때 "에너지가 두 배는 더 드는 느낌"을 호소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대인관계 능력이 서툰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AI와 활발하게 소통하며 지적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이들에게서 관찰된다는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히 "사회성이 퇴화했다"고 자책하지만, 현상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이것은 퇴화가 아니라 '과도한 효율화'에 따른 부작용 에 가깝다.

AI는 관계의 '비용'을 0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AI와 대화할 때 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한다. AI는 즉시 응답하고, 내 기분을 살필 필요가 없으며, 내가 원할 때 언제든 대화를 종료해도 관계가 단절될 위험이 없다. 인간관계의 핵심인 '지연된 반응을 기다리는 인내', '상대의 감정을 조율하는 비용',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AI와의 소통에서는 완벽하게 제거된다.

문제는 뇌가 이 '저비용 고효율' 상태를 새로운 기준값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AI와의 소통이 편안한 무자극 상태를 기본값으로 설정해버리면, 상대적으로 인간관계는 예측 불가능하고 감정 소모가 심한 '고비용 활동'으로 재평가된다. "이 대화가 굳이 필요한가?"라는 내부의 계산기가 끊임없이 돌아가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에너지 소모를 회피하게 된다.

능력의 상실이 아니라 '각성 허용 범위'의 축소다

이러한 회피가 지속되면 단순히 잡담 능력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말 소중한 사람과의 깊은고밀도 관계를 맺는 기능까지 함께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공감 능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초기 가동 에너지' 가 고갈된 상태, 즉 '대인관계 번아웃(Interpersonal Burnout)' 과 '저자극 적응(Low-Stimulation Adaptation)' 이 결합된 상태다.

우리의 신경계는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 처리할 수 있는 '각성 허용 범위(Tolerance Window)' 를 가지고 있다. AI와의 매끄럽고 통제 가능한 소통에 익숙해진 뇌는 이 허용 범위를 점점 좁혀왔다. 그 결과, 사람과의 대화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긴장이나 예측 불가능성조차 뇌에게는 '과부하'나 '위협'으로 인식된다. 사람을 만날 때 반가움보다 피로, 긴장, 귀찮음이 먼저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다시 '불편함'을 견디는 근육을 키워야 할 때

그렇다면 AI를 끊어야 할까? 답은 '아니오'다. 이것은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신경계의 '리듬 문제' 다. 이미 저자극 상태에 적응해버린 뇌에게 갑자기 많은 사람을 만나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억지로 사회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관계 각성 허용 범위'를 아주 조금씩 다시 넓혀가는 재활 훈련 이다. 사람과의 대화가 주는 불확실성, 답변을 기다리는 지루함, 감정을 조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라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도록 신경계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

AI가 주는 통제감과 안정감은 달콤하다. 하지만 그 달콤함이 우리가 타인이라는 낯선 세계로 나가는 창문을 닫아버리게 둬서는 안 된다.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며 때로는 상처받을 수 있는 그 '고비용'의 시간 속에, AI는 결코 줄 수 없는 인간만의 진짜 위로와 연결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그 좁아진 창문을 조금씩 열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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