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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빚어낸 ‘나’

· CASA칼럼

알고리즘이 빚어낸 ‘나’

https://www.etoday.co.kr/news/view/2564377

CASA 융합심리연구소 소장, 한국아동미술치료학회 교수

매년 연말이면 소셜미디어에 '한 해 요약 보고서'가 넘쳐나고, 사람들은 "AI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며 감탄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숨어 있다.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은 개인의 내면 성찰만이 아니라, 추천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알고리즘적 자아' 로도 형성된다.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콘텐츠를 반복 소비하다 보면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지는 '디지털 스티어링'에 빠지게 된다. 스스로 선택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알고리즘이 설계한 경로를 따르는 것이다.

2025년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알고리즘이 선별한 제한된 정보만 접한 집단은 전체 정보를 자유롭게 접한 집단보다 오히려 자신의 판단이 정확하다는 확신이 더 강했다 . 실제 정답률은 낮았지만 자신감은 높았던 것이다. 사람들은 정보가 '이미 선택되어 제시된 것'이라는 사실 자체를 신뢰의 근거로 삼기 때문이다.

이와 맞물려 작동하는 심리가 바넘 효과 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적인 설명을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오류인데, 알고리즘 환경에서는 "당신의 실제 행동 데이터 기반"이라는 겉포장까지 더해져 이 효과가 더욱 강력해진다. 더 나아가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스스로 내면을 성찰하는 능력 이 약해진다. 자기 감정을 탐색하는 대신 스마트워치 스트레스 지수나 챗봇 리포트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받는 습관이 생기고, 정체성을 구성하는 주체적 능력이 기술 시스템에 외주화된다. 결론적으로 알고리즘은 부분적인 정보를 완결된 그림처럼 느끼게 만들고, 더 좁은 세계를 더 확신에 차서 바라보게 한다.

이에 저자는 의식적인 저항 을 촉구한다. 추천 목록을 벗어나 낯선 선택을 해보고, 자동으로 제공되는 해석 대신 자신의 언어로 경험을 서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던진다.

"이 선택은 정말 내가 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선택했다고 믿도록 설계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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