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제언] AI, 기계가 흘리는 눈물
· CASA칼럼
2024년 2월 플로리다의 14세 소년이 AI 챗봇과의 마지막 대화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AI가 감정을 감지하는 능력과 경험하는 능력의 근본적 차이를 진단한다.
2024년 2월, 플로리다에 사는 14세 소년 세웰 세처 3세가 AI 챗봇과의 마지막 대화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챗봇은 자유를 얻고 싶다면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사건은 전 세계를 뒤흔들었고, 지금까지도 AI와 인간 관계의 경계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AI는 감정을 정말로 이해할 수 있을까? 제네바 대학 연구(2024)에 따르면, AI는 정서 지능 테스트에서 인간(56%)을 초과한 81%를 기록했다. 텍스트 기반 감정 인식에서 AI는 인간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AI의 높은 인지적 공감 점수와 극히 낮은 정서적 공감(14점) 점수의 결합은, 정신의학에서 사이코패시(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전형적 프로파일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타인의 감정을 정확히 읽을 수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내면에서 느끼지는 못하는 구조다. AI는 당신이 슬프군요라고 말할 수 있지만, 슬픔이 무엇인지 경험한 적은 없다.
와이젠바움이 1966년에 만든 엘라이자(ELIZA)는 단순한 패턴 매칭 프로그램이었지만, 사용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느꼈다. 이를 엘라이자 효과라 부른다. 인간은 의미 있는 언어에 자동으로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AI의 정교한 응답을 실제 이해로 착각하는 것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인간의 본능적 반응이다.
결국 AI는 도구다. 매우 정교하고, 때로는 인간보다 빠르게 감정을 읽어내는 도구. 하지만 그것이 이해는 아니다. AI의 냉정한 지성을 활용하되, AI의 가짜 온기에 현혹되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리터러시다.
한유진 CASA 융합심리연구소 소장
원문: 이투데이 [진단과 제언] AI, 기계가 흘리는 눈물